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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Q저널리즘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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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정 취지 및 심사 과정


‘Q저널리즘상’이 올해 2회를 맞았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기자 130여 명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저널리즘클럽Q’(Q클럽)가 지난해 새롭게 만든 언론상이다. 기존 언론상은 주로 단독이나 대형 기획 같은 기사에 시상했다면, Q저널리즘상은 무엇보다 기사의 품질과 저널리즘 원칙 준수 여부 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소비자(독자·시청자) 입장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할 만한 보도물을 발굴해 알리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양질의 기사를 꾸준히 써온 기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언론 신뢰 향상에도 이바지하고자 이 상을 만들었다.


제2회 Q저널리즘상 시상 분야는 ▲발생 보도 ▲발굴 보도 ▲심층 기획 ▲분석 비평 ▲특별상 등 5개다. 기존 언론상이 주로 대규모 취재 프로젝트에 상을 줬던 것과 달리 Q저널리즘상은 기자들의 일상적 취재 보도물에도 주목했다. 발생 보도와 발굴 보도 부문은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시상 분야다. 특별상을 제외한 4개 분야는 202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1월 30일까지 보도된 기사들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2회 Q저널리즘상에는 총 51건(1건당 기사 3~5편)의 보도물이 출품됐다. 심사위원장은 Q클럽 고문인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가 지난해에 이어 맡았다.


심사는 예심(12월 3일~9일)과 본심(12월 14일)으로 나눠 진행했다. 예심은 Q클럽 소속인 젊은 현직 기자 6명과 기자 출신 언론학자 1명(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 등 총 7명이 맡았다. 예심 위원들은 ▲몰입성 ▲치열성 ▲다양성 ▲투명성 등을 기준으로 출품작을 독자적으로 평가하고, 각 평가 항목별로 4~10점을 줬다. 점수 평균을 산출해 본심 진출작을 선정했으며, 부문별로 출품작 3개 정도를 본심에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양질의 출품작이 많은 부문에서는 이 원칙에 구애받지 않았다. 그 결과, 발생 보도 부문 3편, 발굴 보도 4편, 심층 기획 6편, 분석 비평 3편, 특별상 4편 등 총 20편이 본심에 올랐다.


본심에서는 심사위원 7명이 만장일치 방식으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예심을 통과한 후보작을 두고 위원들이 각자의 평가를 밝히고, 의견을 좁혀 갔다. 본심에서도 몰입성, 치열성, 다양성, 투명성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지만, 세부 규정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다. 덕분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심사위원들이 나름의 기준에 따라 출품작을 심사했다.


본심에는 1회 때도 참여한 김희동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강사(서울 미동초 교사)와 단편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와 에세이집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등을 쓴 김봄 작가,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을 펴낸 이슬기 프리랜서 기자가 외부심사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독자(시청자)의 시선에서 보도물을 평가하는데 기여했다. Q클럽 내부에서는 유대근(Q클럽 회장∙한국일보), 박동해(뉴스 1) 기자가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1. 부문별 심사평


▲발생보도

발생 보도는 그날 발생한 사건이나 사고, 행사 등의 사안을 보도한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다. 단순히 단독, 특종 여부만 따지지 않고 보도물의 전반적인 만듦새를 보고 완결성이 높은지, 같은 내용을 다룬 타사의 기사와 견줘 잘된 부분이 있는지를 심사했다.


올해는 발생 기사 부문에 7편이 출품됐고, 3편이 본심에 올랐다. 2회 수상작은 경인일보 김우성‧황성규‧조수현‧변민철‧장성환 기자가 공동으로 보도한 ‘인터넷 카페 좌표 찍힌 김포시 공무원 숨진채 발견’ 등 5편의 보도가 선정됐다.


경인일보 보도는 악성 민원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포시 공무원의 비극을 발굴해 보도했다. 일선 공무원들이 일부 민원인들의 폭언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었으나, 이 보도는 그 행태와 수준이 지나칠 때 어떤 끔찍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특히 주민들이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해선 담당 공무원의 연락처를 ‘좌표’ 찍고 무분별한 비난을 일삼는 행태를 적절하게 지적했다.


공들인 인터뷰를 가독성있게 구성한 점도 호평 받았다. 악성 민원 피해를 본 공무원의 사연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해 몰입도를 높였다. 한 심사위원은 “좌표 찍기 등 악성 민원 실태를 생생히 보여줌으로써 제도 변화까지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경인일보 보도와 함께, 부산MBC 조민희 기자의 ‘서면 스토킹 추락사’ 관련 보도도 끝까지 경합을 펼쳤다. 교제폭력의 정황과, 피해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보호망 등을 입체적으로 보도하며 ‘완결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다만 심사위원들은 경인일보 보도가 던진 사회적 파장이 컸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하며 보다 높게 평가했다.


▲발굴보도

발굴 보도 부문은 한 명의 기자 혹은 복수의 기자가 협업해 단기간에 만든 기획형 기사를 말한다. 모든 매체가 관심을 갖는 이슈(사안)에서도 독창적인 문제의식이나 시각으로 새로운 면을 조명하거나 인물 중심으로 해당 주제를 풀어낸다면 훌륭한 발굴 기사로 볼 수 있다.


발굴 부문에는 모두 8편의 보도물이 출품됐다. 예비심사를 거쳐 4편이 본심사에 올랐는데 출품작마다 장점이 뚜렷했다. 치열한 토론 끝에 심사위원들이 가장 높게 평가한 뉴스어디 박채린 기자의 <‘가습기 살균제 인체 무해’ 언론 보도 여전히 방치> 등 3편의 보도물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박채린 기자의 기사는 아이템 착안부터 취재, 보도까지 모두 소비자 입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호평 받았다. 20년 전 언론들이 상업성을 앞세워 가습기 살균제의 홍보성 보도를 했다는 불편한 사실을 드러냈다. 이후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탓에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홍보성 기사를 방치해 둔 언론사의 무감각을 꼬집었다.


심사위원들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사회적 참사 이면의 문제를 발굴해 보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심사위원은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사를 읽으며 뜨끔했다. 문제의식이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또, 평범한 시민의 시선으로 문제를 짚고 보도한 것도 호평 받았다. 예컨대 특정 보도 탓에 피해를 봤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언론사들의 ‘고충처리인제’를 통해 기자가 6개 매체에 문제제기한 점도 참신했다는 평가였다.


발굴 보도 부문 본심에 오른 공병선 아시아경제 기자의 '지지도 19% 찍은 날, '보수의 심장' 서문시장 가보니…’ 등 3편의 기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현직 정치부 기자들은 국회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근무 여건인데 공병선 기자는 민생 현장에 찾아가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를 실명 보도했다는 점이 훌륭했다”고 호평했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수상작이 되지는 못했다.


▲심층기획

심층기획은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깊이있게 취재한 대형 기획 보도물을 뜻한다. 기자 한 명이 오랜 시간 취재해 보도할 수도 있고, 여러 명이 팀을 이뤄 작업할 수도 있다. Q저널리즘상의 다른 분야 출품작과 비교해 많은 자원을 투입해 만드는 보도이기에 참신한 주제, 폭넓고 심층적인 취재, 통찰력 있는 시각 등이 두루 담겨 있어야 한다. 5개의 분야 중 가장 많은 보도물이 출품(24건)됐다. 이 가운데 6편이 본심에 올랐다.


2회 수상작은 강원일보 최기영‧신세희‧김오미‧김태훈‧최두원 기자의 <광부엄마> 보도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김보경‧김연정‧박상규‧조아영‧최규화 기자의 <사채왕과 새마을금고> 보도가 공동수상했다.


<광부엄마>는 한때 아시아 최대 탄광이었던 '태백 장성광업소'가 지난 7월 폐광한 것을 계기로 기획한 심층 보도물이다. 탄광은 강원도를 상징하는 산업이었던 동시에 ‘막장 인생’이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노동자가 큰 위험에 노출되는 일터다. 강원일보는 탄광의 유일한 여성노동자인 '선탄부'의 삶을 조명했다. 이를 통해 폐광지의 애환과 석탄 산업의 역사를 돌아봤다. 텍스트 기사는 물론 다큐 영화와 사진 화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탄광과 광부의 삶을 보여줬다.


심사위원들은 <탄광엄마>가 지역 언론만이 발굴할 수 있는 독특한 아이템을 찾아내 이를 몰입감 있게 풀어냈다는 점을 호평했다. 한 심사위원은 “기사를 읽다가 울었다. ‘이 이야기가 왜 내 마음 속에 들어왔을까’를 생각해봤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탄광 노동자가 된 광부의 아내들’의 이야기를 들려줬기 때문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남성 광부들과는 달리 명단조차 없었던 여성 선탄부들을 찾아내 이들의 깊은 사연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취재의 치열성도 인정 받았다.


<사채왕과 새마을금고>는 '사채왕' 조직의 전국적인 사기 행각으로 서민금융기관인 지역 새마을금고가 문닫은 사건을 추적했다. 특히 실명보도를 전제로 한 끈질긴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5명이 기자들이 두 달에 걸쳐 2,000개에 달하는 녹음파일을 분석했고, 제보 현장을 직접 찾아가 검증하는 등 치열하게 취재했다. 


한 심사위원은 “기자는 용맹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셜록의 기사에서 그런 부분을 본 것 같아 반가웠다”고 말했다.


몰입감 높은 내러티브도 호평 받았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쓴 기사들은 중간에 멈출 수 없는 가독성이 있다. 품들인 취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특별상

특별상 부문은 2023년 11월 30일 이전에 보도된 기사로서, 과거 기사 중 좋은 기사를 발굴해 격려하고 현직 기자들이 일상적인 기사를 쓸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올해 특별상 부문에서는 경향신문 전현진 기자의 ‘고양이 n번방, ‘인천 토리’의 추적이 시작됐다’ 등 3편과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찐빵소녀’ 조작방송, 그 후 10년’ 등 3편이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별상 부문에는 총 4편의 기사가 본심에 올랐다.


인천 토리의 추적 기사 등 3편은 전현진 기자가 2022~2023년 뉴콘텐츠팀에서 근무하며 쓴 기사다. 발굴 부문에 속하는 이 보도는 내러티브 기법을 활용해 인물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려 했다는 필자의 의도대로 세밀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가독성과 몰입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 본심 심사위원은 “제출한 기사 세 건 모두 완결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정철운 기자의 ‘찐빵소녀 조작방송’ 보도도 발굴 부문에 속하는 기사다. 이 보도는 본심 평가에서 사실에 기반한 철저한 취재와 분석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기사 자체의 몰입감이 강하고 독자들의 판단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다고 했다. 특히 언론의 잘못된 지점을 분석하며 명확한 근거와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이해를 이끌어 냈다는 점도 언급됐다. 한 심사위원은 “이 보도는 매니악한데 글이 가독성 있고, 뉴스가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쉽게 수상에 이르지 못한 작품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영민 KBS 기자의 ‘호떡집 줄이 2배 길어지면 기다림은 6배 된다’ 보도가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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